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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와 평생교육시설학교 어르신 학습자들

2024/06/02 18: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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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교사 김광복, "글이 말로 들리고, 말이 글로 보이는 세상"

[전남제일신문] 원하든 원치 않든 미래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변화, 미래교육의 한 면을 생각해 보는 계기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특수교육관이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경을 쓰니 말로 사물을 설명해주고 글을 읽어준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안경을 쓰니 앞에서 말하는 사람의 말이 글자로 변환되어 눈 앞에 펼쳐진다. 


인간은 누구나 늙게 된다. 늙으면 몸이 불편해지는 장애를 겪게 된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잘 안 들리고 신체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현실이 된다.


평생교육시설 성인학교 교사로서 어르신 학습자들과 생활하다 보니 교육방법도 교육기기도 현대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어르신 학생들은 기억력도 순발력도 모두 떨어진다. 그렇지만 자발성과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 누가 시켜서 하는 배움이 아니기에 남다른 학구열에 불탄다. 늦깎이 중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아 생활하다 보니 가슴 찡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반 *** 학생은 올해 71세이다. 암 환자로 요양3등급을 받아 일주일내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고 생활하는 분이다. 아내와 사별한 후 혼자 생활하면서 자차로 등하교한다. 허리는 복대로 양팔은 목발을 의지하고 한 걸음 한 걸음 교실에 들어온다. 첫날 이 층 교실까지 한 계단씩 올라오는 모습이 너무 위태해서 조심스럽게 여쭤보았다. 

  “건강한 것이 먼저인데 학교 오지 마시고 차라리 집에서 운동하시면서 건강해지면 학교 다니시지요?”

  “아닙니다. 선생님, 죽어도 학교에서 공부하다 죽고 싶습니다.”

  “아, 예 알겠습니다. 그 대신 비가 오거나 날씨가 안 좋으면 학교 오지 마시고 꼭 집에 계십시오.”

그 당부 밖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선생님 제가 교회에서는 앉아있지 못하고 누워서 예배를 드립니다. 그런데 학교에 오면 어떻게 앉아서 공부를 할 수 있는지 저도 신기합니다. 우리 목사님은 저더러 학교에 다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저도 목사님과 같은 마음이에요. 이렇게 힘드신데 학교에 나오십니까?”

  “그래도 저는 공부하다가 죽고 싶어요.”

  “예 알겠습니다. 조심히 천천히 다니세요.”


목발을 의지해 걷는 뒷모습을 바라보니 목발을 짚은 양쪽 팔꿈치가 다 벗겨져 있다. 얼마나 쓰리고 아플까. 집에서는 걷지 않고 팔꿈치로 기어다니고 계시나보다. 

  “아, 인간이 무엇인가. 배움이 무엇인가.”

더 잘 보살펴 드리고 싶은데 저분을 위해 담임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따뜻한 사랑과 관심밖에 드릴 것이 없다니 죄송할 뿐이다. 학교에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있다면 이층교실까지 안전하게 올라오고 화장실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텐데 비틀비틀 위태롭게 계단을 오르내리는 상황이 가슴 저리다. 


무엇일까. 이분을 날마다 학교로 오게 하는 힘은. 평생을 열심히 달려와 황혼녘에 불치병을 앓으며 통증이 심한 상황이지만 가만히 누워 그날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삶을 거부하고, 마지막까지 본인의 의지대로 배움을 계속하겠다고 실천하는 모습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미래, 우리 자녀들의 미래는 더없이 소중하다. 미래가 소중한 만큼 과거와 현재는 어떤가. 지난 시절 어려운 환경에서 자신을 희생해 가정을 일으키고 현재 우리 사회를 일궈낸 노인 세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학습자들을 위한 배움터가 필요하다.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꼭 해야할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그러나 다른 한 축으로 과거와 현재를 일궈낸 세대를 위한 즐거운 현재도 진행되어야 한다. 공립초등학교 부설 유치원교사로 있던 지인이 코로나 시절 했던 말이 떠오른다. 몇 명 되지 않는 원아들을 위한 예산이 너무 많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고. 현장에 있는 교사가 단순하게 한 말은 아닐 것이다. 교육예산의 쏠림현상을 이제는 재분배해야 할 때가 되었다.


글로컬 초연결 시대, 국경을 넘나드는 공유와 협력이 필요한 이 시대에, 노인 세대가 미래세대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스스로 즐겁게 살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평생교육시설 학교이다.


평생교육시설 성인학습자들을 위한 예산은 얼마인가. 어려운 시절 국가가 책임지지 못했던 교육을 받기 위해 뒤늦게나마 배움터로 몰려드는 초고령시대 어르신 학습자들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개인이 운영하던 평생교육시설 성인학습자들의 삶을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희망과 즐거움이 있는 평생교육으로 이끌어야 할 때이다. 열악한 교육환경시설을 재정비해주고, 일반학교처럼 평생교육시설 교사임금 전액을 지원해주어서, 열심히 일한 노인세대에게도 본인이 원하는 미래를 살 수 있게 해야 할 책무가 국가에 있다. 


2011년 전국 87개였던 평생교육시설 학교가 현재 36개로 급감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1961년 개교한 평생교육시설학교로써 17,000여명의 동문들과 600여명의 늦깎이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설립자 사후 승계가 되지 않는 현행 평생교육법으로 인해 설립자가 노환으로 돌아가시기 전 2020년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설치자 변경을 완료하였다. 그러나 현재 교사들의 임금소 문제, 공무원수준의 임금요구 문제로 운영위기에 놓였다. 지난 63년 동안 배움에 목마른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던 학교가 이후로도 ‘배움에 목마른 이들의 배움터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도움과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늙어간다.

여수에서의 5일 잔치,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를 통해 우리의 미래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희망의 변화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교사 김광복 -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박문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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